내 돈이었기 때문에
나에게만 느슨했던 기준에 대하여
오랫동안 남의 거래를 검토하는 일을 했다. 회사를 실사하고, 숫자 뒤에 무엇이 있는지 확인하고, 확인되지 않은 것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적는 일.
그 일을 할 때 나는 자료를 요구했다. 설명이 부족하면 다시 요구했다. 답이 오지 않으면 그것도 하나의 답으로 기록했다.
내 돈을 넣을 때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당시의 판단
의식적으로 생략한 것은 아니다. 검토했다고 생각했다.
이야기를 들었고, 서류를 보았고,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판단했다. 그 정도면 충분하다고 느꼈다. 그리고 그 느낌이 든 이유가 있었다 — 나는 이 영역의 전문가였다. 남들보다 빨리 볼 수 있다고 믿었고, 실제로 어떤 부분은 빨리 보았다.
실제로 일어난 일
내 자금으로 한 거래의 실패율이, 직업으로 검토했던 거래들보다 현저히 높았다.
같은 사람이 한 판단이었다.
내가 보지 못한 것
능력의 문제가 아니었다. 절차를 몰라서 못 한 것이 아니라, 알면서 하지 않았다.
두 가지가 절차를 생략하게 만들었다.
친분과 체면.
아는 사람에게 자료를 요구하기가 어려웠다. 자료를 요구하는 행위 자체가 상대를 의심한다는 표시가 되는 것이 싫었다. 오래 알고 지낸 사람이 자금이 필요해 찾아왔을 때, 재무 자료를 정리해 달라거나 담보물의 실재를 확인하겠다고 말하는 것은 — 절차상 당연한 요구인데도 — 그 자리에서는 신뢰하지 않는다는 선언처럼 들린다. 상대도 그렇게 받아들일 것이고, 나도 그렇게 보일 것을 알았다. 그래서 묻지 않았다.
그런데 실사는 본질적으로 의심하는 행위다. 확인하지 않은 것을 확인되지 않았다고 적는 일이고, 그 과정에 상대에 대한 존중은 있어도 신뢰는 없다. 신뢰로 대체할 수 있는 절차가 아니다. 의심할 수 없는 관계에서는 실사가 성립하지 않는다.
자만.
나는 볼 줄 안다고 믿었다. 이 믿음이 가장 깊었고 가장 오래갔다. 오랫동안 남의 거래를 검토하는 일을 했고, 그 일로 평가를 받았다. 그러니 사람을 만나고 이야기를 들으면 어느 정도는 안다고 생각했다. 자료를 요구하는 절차는 그것을 모르는 사람에게 필요한 것이라고 여겼다. 그리고 이 믿음은 몇 번의 성공으로 강화되었다. 몇 번 맞았기 때문에 다음에도 맞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몇 번이 실력이었는지 우연이었는지는 검증한 적이 없다.
두 가지의 공통점이 있다.
첫째, 둘 다 불편을 피하고 절차를 없애는 방향으로 작동한다. 요구하는 일에는 언제나 불편이 따른다. 친분은 그 불편을 관계의 손상으로 느끼게 만들고, 자만은 그 불편을 감수할 필요가 없다고 믿게 만든다. 도착점이 같다. 자료가 없는 상태에서 결정이 내려진다.
둘째, 둘 다 직업으로 할 때는 작동하지 않았다. 남의 거래를 검토할 때는 친분이 개입할 자리가 없었고, 내 판단력에 대한 믿음도 절차를 대신할 수 없었다. 요구하는 것이 역할이었고, 요구하지 않으면 내가 책임을 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마지막 하나가 걸린다. 남의 돈에는 보고할 상대가 있었다. 검토가 부실하면 드러나고, 드러나면 책임을 진다. 내 돈에는 그 상대가 없었다. 아무도 보지 않는 검토는 부실해진다. 성실은 성품이 아니라 구조의 문제였다.
어떤 사람이 이런 말을 했다. 돈을 자식처럼 여겼다면 그런 곳에 보냈겠느냐고. 나는 오랫동안 남의 자식은 조심해서 다루고 내 자식은 아무렇게나 내보냈다.
그 후 바뀐 것
남의 돈이었다면 요구했을 자료를, 내 돈에도 똑같이 요구한다.
요구할 수 없는 관계라면, 그것이 그 거래를 하지 말아야 할 이유다. 친분 때문에 물어볼 수 없다면 그 친분이 위험이다.
그리고 보고할 상대를 만들었다. 결정을 혼자 내리지 않고, 기록으로 남기고, 나중에 다시 읽는다. 이 기록도 그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