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I.

Family Office

가문이 자산을 다루는 방식


한국에서 family office라는 단어를 들으면 사람들은 대개 두 가지를 떠올린다. 첫째는 록펠러나 모건 같은 미국의 대가문, 둘째는 수십 명의 직원이 일하는 강남 어딘가의 사무실. 그래서 이 개념은 한국에서 종종 어울리지 않는 옷처럼 인식되어 왔다. “우리는 그 정도 규모는 아니다”라는 정서가 깊었던 것이다.

이 정서에는 사실 정당한 근거가 있었다. 전통적인 family office는 막대한 운영 인프라를 필요로 했다. 자산 운용, 회계, 세무, 법무, 부동산, 가업 자문, 자녀 교육까지 — 이 모든 영역을 커버하려면 최소 10명에서 많게는 수십 명의 전문 인력이 필요했고, 매년 운용자산의 1~2%에 달하는 운영비를 부담해야 했다.

그래서 운용자산이 최소 수천억 원은 되어야 가능한 영역으로 여겨졌고, 이것이 한국 자산가들에게는 대부분 비현실적이었다.

그러나 지난 몇 년간 이 풍경이 근본적으로 달라졌다.

AI의 발달, 글로벌 금융 인프라의 디지털화, 그리고 소수의 전문가가 글로벌 자산을 다룰 수 있는 도구들의 등장이 결합되면서, 이제 대규모 전담 조직을 갖추기 어려웠던 규모의 가문도 본격적인 family office의 기능을 누릴 수 있게 되었다. 자산 분석은 AI가, 글로벌 시장 정보는 실시간 데이터 플랫폼이, 부동산과 금융자산의 통합 관리는 cloud 기반 시스템이 제공한다. 한 사람의 노련한 advisor가 두세 명의 전문 파트너만 갖추어도, 과거에 수십 명이 하던 일의 상당 부분을 오히려 더 정확하게 해낼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이다.

이 변화의 의미는 단순한 비용 절감이 아니다.

한국에서 그동안 family office라는 개념의 혜택을 받지 못하던 자산가 계층이 처음으로 본격적인 가문자산 관리의 영역으로 진입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 계층이 처해온 자리는 이러하다. 자산이 충분히 커서 이미 한 가지 실수가 가족 전체에 영향을 미치지만, 동시에 충분히 크지 않아서 그동안 기관 자산 관리 시장에서는 매력적인 고객으로 여겨지지 않았던 사람들.
그래서 늘 혼자 결정하고, 혼자 책임지고, 혼자 후회해야 했던 사람들이다.

Family office의 본질은 규모가 아니라 사고의 방식이다.

그리고 이 사고의 방식은, 사실 누구에게나 늘 열려 있었다. 규모에 갇혀 있던 것은 사고가 아니라, 그 사고를 실천할 도구였을 뿐이다. 지난 몇 년의 변화가 만들어 준 것은 없던 자격이 아니다. 늘 가능했던 사고를, 이제 비로소 실천할 수 있게 한 것이다.

그것은 자산을 단기 수익률의 대상이 아니라, 세대를 넘어 지속되어야 할 살아있는 유기체로 보는 시각이다. 시장 평균보다 빨리 가려는 것이 아니라, 어떤 시장 환경에서도 가족이 흔들리지 않게 하려는 시각이다. 한 가지 자산에서의 성공이 곧 가족의 성공은 아니며, 여러 자산의 균형이 곧 가족의 안정이라는 인식. 그리고 가장 중요하게는 — 자산이 가족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지, 가족이 자산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는 깊은 이해.

이런 사고의 방식은 운용 자산이 100억이든 1조이든 다르지 않다. 다만 그것을 실천할 도구가 시대마다 달라질 뿐이다. 그리고 지금이, 그 도구가 한국의 가문들에게 처음으로 손에 잡히는 시점이다.

Voda Family Office는 이 시점의 한국 가문들과 함께 사고하기 위해 존재한다.